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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달러 공습, 세계 경제 어디로 上

뉴욕=나지홍 특파원·최규민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06 13:52

초강력 달러 펀치, 신흥국들 떨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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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엇갈리는 희비
美경제 악영향보단… 세계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 더 커

- EU·일본에겐 해독제
강한 달러로 美 상품 가격 올라가면 유럽·日 기업들 수출 경쟁력 강해져

- 신흥국에겐 독약 될수도
美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 자금 이탈… 2조달러 넘는 투자금 美 유턴 가능성
한국도 장중 1070원 돌파, 영향권에


경제위기를 촉발했던 미국이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직접 사는 형태로 돈을 푸는 것) 종료를 눈앞에 두면서 달러화가 다시 최강의 지위로 올라섰다.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는 3분기(7~9월)에만 8.2% 상승했다. 1981년 5월부터 3개월간 13% 상승한 이후 최고치다. 서울 외환시장도 6일 달러화 대비 원화환율이 장중 한때 1070원 선을 돌파하는 등 강(强)달러의 영향권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재의 달러 강세는 1·2차 오일쇼크 직후와 엔화 약세를 유도했던 1995년의 '역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던 시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인 것으로 간주된다. 달러화 가치가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자 미국 월가에선 강한 달러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 그래픽=박상훈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달러가치 급등 현상은 미국 경제의 '나홀로 회복'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기록적인 한파로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2분기엔 성장률이 2.6%로 높아졌다. 반면 EU(유럽연합)는 성장률이 1분기 1.4%에서 2분기 1.2%로 떨어졌고, 일본은 2분기 제로성장에 그쳤다. 특히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던 고용시장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달러가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9월 실업률은 5.9%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 일본·EU엔 호재

HSBC는 6일 경제분석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가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는 유로존과 일본에 해독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산 상품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유로존과 일본으로 분산돼 유로존과 일본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한편 유로화와 엔화 약세로 유럽과 일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달러화에 대한 글로벌 통화의 약세는 미국의 나홀로 회복이란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완충장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듀타는 "달러 강세로 일부 미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미국은 내수가 GDP의 70%를 차지하는 상당히 폐쇄적인 경제"라며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보다는 세계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들은 '자금이탈'공포

달러 강세 현상은 신흥국엔 악몽이 될 수 있다. 과거 두 차례의 '달러 강세' 시기(1차 1978~1985년, 2차 1995~2001년)엔 달러가치 상승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달러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외환위기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내년 6~7월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고금리를 좇아 신흥국에 투자됐던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이자가 싼 통화를 빌려 이율이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이란 우려가 많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 채권시장에 투자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2조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경제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인 비중이 45%에 달하고, 폴란드·헝가리·멕시코·인도네시아도 이 비율이 35%를 넘는다.

이미 3분기에 진행된 달러 강세로 신흥국을 빠져나간 글로벌 자금은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달간(9월 10일~10월 2일) 북미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87억6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 펀드에 유입된 자금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반면 한국·대만·인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 6개국 주식시장에선 최근 한 달간 46억98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한국 증시가 3.6% 하락한 것을 비롯, 대만과 인도네시아 증시가 4% 넘게 떨어졌고 달러화 대비 환율은 1~3%씩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 강세, 원자재 수출국엔 재앙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는 다른 안전자산인 원자재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에는 대형 악재가 된다. 지난 3일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금값도 201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온스당 1192달러로 하락하면서 유가·금·대두 등 20개 상품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도이체방크는 “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이나 인도처럼 원자재 수입 신흥국들은 달러 강세와 원자재값 하락의 덕을 보겠지만, 브라질·아르헨티나·남아공처럼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나지홍 특파원·최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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